최우수상 [시] - 소나무가 된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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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가 된 당신
꽃이 피고 나비가 팔랑이는 몸짓에
어여쁜 그대가 생각이나 또 보러왔습니다
사계절 중 봄을 가장 좋아한 당신
여전히 푸른 웃음을 짓고 날 마주하네요
항상 곧게 살던 그대이기에
이제는 오래 함께했으면 하는 그대이기에
푸르른 소나무를 빌려 그대를 바라봅니다
살랑이는 봄바람에 그대의 솔향기는
내 코에 닿아 우리의 기억을 감싸안고
두 팔 뻗어 나는 그런 당신의 푸르름을
생생하게 어루만져봅니다
기억 속 당신의 잔상은 우리를 추억하게 만들고
내 눈앞에 당신은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걸 보니
우리는 아직도 서로를 사랑하나봅니다
내 껍데기 이곳에서 할 일 마치고 나면
나란히 잔디에 누워 구름을 바라보며
함께 늙어가고 싶습니다
작품설명
자연장의 종류 중에서 수목장이라는 것을 중점으로 놓고 만든 시입니다. 수목장은 보통 소나무를 많이 쓰며 소나무의 장점은 사계절에 강하고 오래 산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또한 어떤 자연장 중에서도 나무라는 점에서 가장 생명력 있어 보입니다. 보통 사람이 죽으면 그게 끝이라고 생각하는데 저는 그것은 신체뿐임을 이 시속에서 말하고자 했습니다.
사람들에게만 흘러가는 시간이 아닌, 비록 한자리에 가만히 서있는 소나무 한그루 또한 우리와 같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살아있음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수목장의 특징 중 하나인 한 나무에 여러 유골을 보관할 수 있다는 점을 나중에 함께 잔디에 눕고 싶다는 표현으로 수목장의 장점을 나타내었습니다. 간단히 말하면 육신이 죽었을 뿐이지 우리의 영혼은 다른 모습을 통해 함께 할 수 있음을 말하며, 수목장을 통한 소나무로서의 삶은 그중 하나의 방법임을 담아내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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